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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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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6 후리가케 개죽

후리가케 개죽

2012.03.26 14:12 | Posted by 춘부장





춘부장은 오늘 '나름 파격적'인 실험을 해봤다. 

밥은 반찬과 먹어야 하며, 잡곡 보다는 백미가 '밥'의 본질이므로 반드시 고수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 라는 당위처럼 밥과 반차 그리고 국 이 있어야만 '제대로 된 밥상' 이라고 생각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물론 춘부장은 별로 동의하지 않지만.. ~(^^)~

암튼 ...
반찬이 없으면 물에 말아서라도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그런 신념을 가진 분들이 계신데.. 그런 맥락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오늘 이 놈을 보면서 어머니 생각이 났다. 

30여 년 전 어머니가 남대문에서 '후리가케'를 구해오셨던 그날 춘부장의  그간의 '신념(?)은 깨졌다. 
지금이야 맛이랑 이니 뭐니 하는 '백미보조제'(응?) 가 너절히 상품판매대를 차지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노란 알루미늄 도시락이나 , 돈 좀있는 집 애들은 '조지루시 옥은 자지루시' 보은밥통'을 들고 다녔다. 

(버럭) 그래 나 검정교복 입고 다녔다. - 니들은 안 늙을줄 아냐? 

암튼 어머니가 남대문 도깨비 시장에서 후리가케를 사오셨다  ..

검정교북을 입은 소년 춘부장에게는  이게 얼마나 환상적이던지...
밥만 가져가서 색색의 다릇맛이 나는 후리가케 를 숫가락에 솔솔 뿌려서 먹으면 ..오호호..!

당근 학교에 들고 갔다.  
조지루시 도시락통을 떡 여는 순간, 검정교복을 입은 까마귀 떼 같은 아이들이 우르르 춘부장 
친구놈들의 계란말이 두덩어리를 떡 내밀었다.

'바꿔먹자 이거지"

"됐고!" 했더니 이놈이 "세개!" 라고 외쳤다. 녀석 딜을 아는 놈이었다. 미안하다 호식아. 용증아.
- 샛길로 빠져서 죄송   

하지만, 정작 후리가케는 23년 쯤 전에 어머니가 남대문에서 사오셨던 그 '일본맛가루(당시에는 맛가리" '로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집에서 아내도 없고, 아들놈도 학교간 오전.

어찌어찌 밥은 했는데, 반찬이 안보인다. "우리 마눌누님(진짜 연상이다, 진짜다)... 집에서 딩굴 거리는 실업자 남편 땜에 돈벌이 하느라 시간이 바쁘셨는지... 밥도 못지은 모양이다. ㅠ,ㅠ.

나도 인간인 이상,.. 마눌님 오시면 드리려고  밥을 지었다.

존경하는 여보누님 못난 남편의 사랑을 담아 후리가케를 바치오리다 
이렇게 하면 용돈을 몇푼이라도 더 줄..... 아니, 잔소리를 조금 더 안하지 않을까 하는 사특한 마음도 조금있고... ~^^ 
 
그런데 !!

아들의 동선을 잠시 놓친사이 ... 이 놈이 후리가케를 밥과 함께 다 먹은거다. 정말 다! 

"이런 돼지색..!...: 이라고 차마 말은 못하고, '얌마 엉구, 너 그걸 다 먹음 어떻게" 라고 입을 떼려는 순간!

"아빤, 아들이 먹는게 그렇게 아까워?" 
"아빤, 아들이 먹는게 그렇게 아까워? 
"아빤, 아들이 먹는게 그렇게 아까워?"  

에그... 정신머리 없는 춘부장.... 후리가케를 '왕성한 식욕-마라푼타' 를 가진 아들이 훌떡 다 먹어 버렸다는 엄중한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ㅠ,ㅠ.

하지만 어쩌랴...

밥솓 속에는 누룽지만 조금 붙어있었다. 그거 먹고 다시 해야지 하는 처량한 마음.
- 우리동네 핍박받는 남편여러분 ~ 우리 사는게 다 그렇죠 뭐 - 

그런데 가만보니 누룽지도 구미가 당기는게 아닌가! 끓여 먹으면 구수한 숭늉도 되고..
물을 붓고 펄펄끓이고 있는데..
아들놈이 또 나와서 "야! 후리가케다' 하는게 아닌가. 그리고 은근한 목소리로 '아빠, 후리가케 가 끓으면 죽같이 되겠네?" 라고 묻는게 아닌가? 

어? 그럴 듯한데...맛이나 식감이...으//
후리가케를 끓는 밥과 물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라면스푸도 아니고...

여기다가 후리가케를 뿌리면  말린 가루들이 부풀어 오를 텐데...틀림없이 개죽처럼 될텐데. 밥통속의 밥들이 '뿌려줘! 뿌려줘!'를 외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아니..꿀꿀이죽.......으.

빨리...결정해야 하는데... 후리가케죽을 먹을 것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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